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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세요?
어느덧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던 봄이 가고 푸르름이 무성한 6월의 여름이 왔습니다. 무더위가 한창인데, 몸은 건강하신지요? 두 분 곁을 떠나 이곳 한일고등학교에 온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0일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말씀처럼 우표 한 장 만 딱 붙이면 훨훨 날아서 소식을 전해줄 텐데 이제야 이렇게 늦은 펜을 듭니다.
그동안 하지 못한 말이 너무 많아서 인지 지금 잡은 펜이 왜 이리도 무거운지, 또 편지지가 왜 이리도 좁아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잡은 펜이라 그런지 제 심정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저를 바르게 인도해 주신 어머니, 늘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 아버지, 비록 감사하다는 짧은 말로 두 분이 주신 큰 사랑을 채울 수 는 없지만 이 말씀 밖에 드릴수가 없네요. 저를 향해 웃어주시던 어머니의 그 따뜻한 미소가, 항상 저를 쓰다듬어 주시던 아버지의 포근한 손길이 그땐 그렇게 소중한지 몰라서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씀을 하지 못해서 이렇게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나마 이렇게 두 분께 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지금 두 분께 용서를 구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저번 소풍날 버스 안에서 어머니가 보내주신 책을 읽다가 우연히 저에게 쓰신 편지를 보았습니다. ‘언제나 밝게 잘 지내주는 우리 아들이 자랑스럽구나’ 라고 쓰여 있던, 지금도 제 가슴을 울리는 그 편지 때문에 소풍가던 버스 안에서 내내 눈물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를 아껴 주시는 두 분 덕분에 그 눈물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저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친구의 소중함도, 저 자신에 대해서도 두 분이 주신 그 사랑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 사랑이 그 마음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기에 어머니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지금도 어머니가 보내주신 그 편지를 보면 아직도 눈앞이 흐려집니다. 그런데 두 눈이 흐려지면 흐려질수록 두 분의 모습은 더욱더 짙어져만 갑니다. 아마 저도 두 분을 많이 그리워했었나 봅니다.
어머니, 아버지
제 마음 전부를 이 편지에 담기가 매우 힘이 드네요. 지금 불어오는 바람에, 저 하늘 위로 떠가는 구름에 제 마음 전부를 담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제 마음 전부가 두 분께 전해질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모두 건강하시고, 나중에 좋은 얼굴로, 밝은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2005년 6월에
아들 호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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