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고등학교 입학안내처

이땅의 교육을 선도할 한국 최고의 명문사학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입학요강

 

글 쓴  이  

이상덕

올린 날짜  

2006년 03월 26일 21시 12분 5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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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미국에서 보내온 mail 편지

등  록 파 일  

0 0 0 아버님께

안녕하세요.
한일고등학교 박용만입니다.

oo이가 잘 적응해서 학교생활
충실히 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꼭 한번 보고
싶네요. 사실 그 어린나이에 집 떠나 생면부지의 낮 설은
공주에서 그것도 군대 막사 같은 광정에서 지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생각해보면 저희 학교에
오는 아이들이나 부모님들 모두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답니다.

전 잘 지내고 있답니다.
교사에서 학생으로 전락해서 마흔 일곱 살이나 먹은
머리가 허연 녀석이 갓 스물 넘은 아이들 틈에서 공부를
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나 부모님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다가
수업시간에 선생님들과 아이들 눈치봐야하는 신세가 되니
처음엔 적응도 잘 안되더군요. 사실 처음엔 다시 돌아가고
싶었답니다. 뭐 하러 이런 고생을 사서하나 싶기도 하고
음식과 언어 때문에 영 죽겠더군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도대체 영어가 안 통하는 거 있죠. 대학구내에선 불편한줄
모르겠는데 대학만 벗어나면 이건 영어가 아니라 외계인
나라에 온 느낌이었답니다. 학교에서 표준영어만 배우고
가르치다가 일상생활을 영어로 하려니 온갖 영어가 다
돌아다니더군요.

이곳에 오기 전에 이 사람 저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제 정신이냐, 나이가 몇이냐, 그동안 돈 많이
벌은 모양이다. 뭐가 부족해서 그러느냐, 심지어 일부
17기 부모님들로부터는 아이들을 버렸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답니다. 하지만 전 제 선택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나이 먹은 교사가 공부한다는 게 뭐 그리 대단하지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어차피 제가 좋아서 선택한
길이었고 1년 후에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아이들에게
좀도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답니다.

하루하루 불만과 아집에 사로잡혀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넓은 세상에서 젊은 사람들과
공부하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편하답니다. 조금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1년의 세월이 긴 것도 아니고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금방 시간이 지나겠지요. 제가 열심히
공부하면 그곳에서도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까요.
다시 교단에 섰을 때 아이들보기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가겠습니다.

아직도 이곳엔 눈이 많이 내리는데 지금쯤 한일고 교정은
화사한 꽃들이 만개해 있겠네요. 그곳에 있을 땐 그렇게도
속을 썩이더니 이곳에 오니 아이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네요. 이제 잘 시간인데 오늘밤엔 꿈속에서라도
아이들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그럼 행복한 하루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Champaign UIUC에서 박용만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