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입대하게되었다고 인사온 13회 졸업생 아이들과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피곤한 탓일까? 하루종일 한일이라곤 오전에 교회 잠깐 다녀오고 잠만잤다. 그래서 인지 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잘 안온다. 저녁늦게 한의대에 다니는 11회 졸업생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석근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의대 공부 하고싶지 않으면 그만두고 하고싶은 공부 다시하라고 했다. 왠지 요즘엔 교사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책을 하나 꺼내들고 읽으려다 문득 컴퓨터가 눈에 들어왔다. 스팸메일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러다 "박홍일"이라는 이름이 내눈에 들어왔다. 설마 그 아이일까? 아담한 키에 입가에 늘 미소를 잊지않았던 그 아이일까? 반가움에 서둘러 메일을 클릭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3회 졸업생 홍일이구나 ! 그렇치, 그래 참 많은 세월이 흘렀구나. 언제 였는지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구나. 하지만 내가 어떻게 홍일일 잊겠니. 그 맑은 미소에 환한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이제 몇살이니? 한 서른쯤 되었을 것같구나. 결혼은 했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여전하단다. 그때보다 나무가 조금 더크고 사람들이 조금 바뀌고, 난 힌머리가 많이 생겼단다. 넌 어떠니, 많이 변했겠구나.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직장에 다닌다니 정말 자랑스럽구나.
3회 아이들 소식은 가끔 인터넷상에서 듣는단다. 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노천이는서울 한양대학교 병원에 근무하고 수한이는 경기도에서 교사로 있다더라. 낙부는 일본에가서 일하고 있고 세배라는녀석은 서울대 졸업 후에 한라건설에 근무한다고 하더라.
모두들 열심히 잘살고 있단다. 이곳에서 그 어려운 생활을 이겨냈는데 어디서 무슨일인들 못하겠니. 살아있으면 언젠가 한번쯤은 만날날이있겠지. 입사한지 3년쯤 되었으면 굉장히 바쁘겠구나. 아무튼 건강조심하고 행복하게 살아라. 그리고 금동산의 정기를 받고 자란 한일인이라는 자부심을 잊지말고 . . .
차령산 깊은 골에서
여전히 홍일이를 사랑하는 선생님이 쓴다.
|